첫 저탄고지 다이어트 성공시 가장 크게 유난떨었던 점 이라면, 회사에 사내급식시설이 있고 월급에서 식비가 빠져나가는 시스템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급식으로 점심을 먹는 와중에 나만 도시락통 들고 휴게실로 갔던 것 이다.
그때는 내 입에 넣는것이 내 예상을 벗어날 일이 없었다.
이후 두번가량 재도전을 했을때는 밥 대신 먹을 작은 고기도시락을 챙겨 급식에 나온 반찬과 함께 먹었었다.
개중에 탄수량이 많아보이는 반찬은 제외하고 그 외 반찬과 샐러드들로 식판을 채웠는데,
심한날은 돈까스+스파게티+파스타샐러드+우동 이어서 김치밖에 먹을 수 없는 날도 있었다.
또한 피한다고 피했는데도 탄수 섭취량이 꽤 되었는지 오후에 허기지는 일도 종종 있어서 결국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이번에는 이직하며 회사가 바뀌어서 점심때 구내식당을 가거나, 외부 식당으로 가거나,
배달을 시켜 휴게실에서 먹거나, 본인 자리에서 도시락을 먹는 등 식사환경이 더 자유로워졌다.
따라서 점심 도시락을 제한해서 먹기 쉬워졌으므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따라서 제일 처음 한 것이 삼겹살 도시락을 일주일치 밀프랩한것.
1회분당 삼겹살 두줄 + 방울양배추 + 마늘 + 고추장or쌈장 한스푼 을 넣었다.
일요일 저녁에 고기를 구웠는데 아예 고기팩을 다 털어 굽느라 이 도시락통에 있는것 외에 도 2회분가량이 더 있었다.
비계도 많아보이는 고기로 골라와서 연속적으로 고기를 굽자니 이 기름과 연기가 아주 테러급이었다.
전날 신랑이 가스렌지 버너캡까지 들어내가며 청소를 했었으므로 그에게는 테러와 다를바가 없었다.
하여튼 이렇게 만들어둔 도시락을 두개는 냉장실, 네개는 냉동실에 넣어서 준비를 끝냈..다면 내가 쫒겨날 판이므로
주방 청소까지 해서 일정을 마쳤다.
1일차는 식단기록이 좀 빠져있다. 아마 버터나 치즈를 오전오후에 먹었던 것 같은데 명확하지 않네.
점심 도시락에는 이후로도 계속 쌈장or고추장 과 즉석국을 곁들였다.
LCHF 식단에서는 쌈장, 고추장, 초장에 있는 당분을 경계하도록 하고 자연식, 건강식 위주로 식사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지난 경험에서 위 가이드를 철저하게 따르면 식단 구성에 피로도가 높아져서
자꾸 도시락 싸는걸 미루다 결국 인스턴트로 애매하게 때우는 일이 종종 생겼다.
어차피 무당, 무탄수를 권하는 식단이 아니고
고추장,즉석국을 포함한 내 하루 식단구성상 탄수 50g 선에서 유지되므로 이렇게 맞춰가기로 했다.
저녁식사는 신랑스케쥴에 따라 같이 먹거나 혼밥하거나 하는데 이날은 혼밥하는 날이라 후라이팬 하나로 해치웠다.
밀프랩할때 구워뒀던 삼겹살과 쟌슨빌 소세지 한개, 방울양배추를 볶고 한켠에 밀어두어 곁들임을 둔다.
사진만 안찍었음 상추도 대충 팬 위에 걸쳤을텐데 찍으려니 너무 없어보여서 설거지거리를 늘렸다.
나는 원래 아침식사를 안하는 사람이다.
중학생때부터 이미 그랬는데, 이유는 그 시간에 1초라도 더 누워있고 싶어서다.
지금도 남편은 빵이나 시리얼 등으로 아침식사를 하니 내가 먹겠다 하면 준비해 줄 텐데
그거 우물거릴 시간에 잠을 더 자는 상황이라 뭘 먹을수가 없다.
대신 출근길에 편의점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주전부리나 음료를 사서 회사가서 먹는게 큰 문제다.
안먹더라도 오전 티타임때 라떼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게 저 포션버터 한개다.
한입에 털어넣는걸로 끝나고, 티타임때까지 허기가 거의 없으면서,
'이미 버터를 먹었는데 라떼까지 먹을 순 없어' 라는 심리적 방어도 해준다.
다만 실온에 잠깐이라도 둬서 말캉거리면 식감이 매우 거지같으므로 반드시 냉장고에서 꺼낸 즉시 먹어야 한다.
매년 초복~말복 사이 어느날에 삼계탕 점심회식을 한다. 이날이 그런 날이어서 삼계탕을 점심으로 먹었다.
당연히 찹쌀밥을 먹을수는 없고, 대신 닭고기와 국물을 거의 바닥을 긁을 기세로 먹었다.
마늘쫑은 잘게 썰어서 양이 얼마 안되니 딱히 신경쓰지 않고 먹었으나 깍두기는 경계대상인지라 한번에 반개씩 먹어서 총 너댓개쯤 먹었다.
저녁 역시 혼밥하는 날이라 도시락과 함께 간단하게 먹었다.
지난 주말, 식단 준비하러 코스트코에 들렀더니 돼지갈비를 할인하고 있었다.
삼겹살을 사러 간거였지만 할인하니까 같이 사봤는데 이번에 먹어보니 아주 만족해서 다음에도 할인할때 살 예정이다.
고기는 갈비지만 꼭 갈비양념만 해서 먹으라는 법은 없다.
초벌로 한번 삶아준 후 냄비도 씻고 겉표면에 붙은 불순물도 씻어주는 과정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런뒤에 소금 후추 고추씨 등 밑간용 향신료만 넣은채 한참 끓여주면 세상 부드러운 갈비살이 된다.
부대찌개 양념을 일일히 만들면야 더 좋겠으나
평일 저녁에 고기도 삶아야 하는데 재료도 준비할 생각을 하면 다 때려치우고 싶어지므로 시판소스를 썼다.
사리면을 안쓰면 영양성분 면에서도 탄수 부담이 적다.
4일차 저녁을 먹을때 한솥 끓인 부대찌개를 따로 덜어서 먹었는데, 보통은 냄비째 식탁에 두고 각자 덜어먹다가 남는건 버리곤 한다.
이번에는 사진찍으려고 덜어먹다보니 애매하게 남아서 점심도시락으로 가져왔다.
국물이 많아 출근할때 샐지 모르므로 아예 냉동실에 얼려서 지퍼백에 담아 가져왔고 전자렌지를 돌려 따듯하게 데웠다.
다만 건더기가 적어 한끼 식사가 될지 불안한 마음에 버터랑 치즈도 같이 먹었다.
위에서 말했듯 버터는 조금이라도 녹으면 식감이 거지같으므로 출근하자마자 회사 냉장고부터 찾아가 넣어뒀다.
저녁식사로 차돌박이볶음을 했다.
대파를 넣고 양조간장 약간에 소금으로 간을 맞췄는데 팻시크릿으로 계산해보니 의외로 저지방 고단백 식사가 되어버렸다.
하긴 볶을때 기름이 많이 빠져나오기도 했고 그걸 도로 잡아줄 부재료가 없었으니 그럴만도 하네.
신랑을 위해 어묵을 채썰어 같이 볶았는데, 내 몫은 아주 다 골라내지는 않고 몇줄기 맛볼정도로 놔뒀다.
식단 초반에는 별다른 이벤트 없이 하루를 먹었을 때 영양성분이 어찌 나오는지 확인해야 해서 팻시크릿을 사용했다.
이전에 장기간 했던 짬이 있는지 매일 탄수 50g, 지방 70%를 얼추맞춰줄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할 때 과식하지 않도록 노력했고 (실패한 날도 있긴 하지만) 가장 만족스러운건 오후에 당떨어짐 현상이 첫날부터 없어진 것이다.
배가 고픈것도 아닌데 찾아오는 수전증과 초조한 그 느낌..
그것때문에 달달한 간식에 더 매달리는 악순환에 빠져있다가 식단을 시작해서 이삼일은 오후에 고비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니치즈도 꼬박꼬박 챙겨가서 먹었는데 덕분인지 첫날부터 수전증 안녕~ 해서 큰 무리 없이 식단변화에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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